25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100년을 한 세기로 볼 때, 25년은 사반세기라고도 합니다.
2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수도회를 위해서, 교회를 위해서,
아울러 세상을 위해서 헌신해 주신
열 두 분의 수녀님들께 진심으로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사실 오늘 강론을 준비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제 겨우 사제가 된지 10년을 넘긴 새파랗게 젊은 신부가
은경축을 맞이하시는 수녀님들께 무슨 말씀을 드릴 수 있을까?
행여나 교만해보이고, 결예가 되지는 않을까?
어떻게 감사와 축하의 마음을 전할까 참 고민이 되었습니다.
열 두 분의 수녀님들께서
수도자로서 살아오신 25주년이라는 시간은
한 개인의 시간인 동시에, 수도 공동체의 시간이고,
또 교회의 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시간들 안에는 분명 힘든 일도 있었을 것이고, 또 기쁜 일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일들이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이루어졌고,
또 은총이라는 것은 의심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는 과거에 감사해야하고, 현재를 열정으로 살아가고,
희망으로 미래를 바라보아야 한다.“
특별히 은경축을 맞이하시는 수녀님들께 은경축을 축하하는 이 시간은
지나간 25년의 시간들을 감사의 시간이고 또 현재를 열정으로 살아가기 위한 전환점이고
아울러 희망찬 미래를 향한 새로운 출발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복음은 만삭의 몸으로, 예수님을 당신 안에 모시고
힘겹게 산길을 올라 엘리사벳을 만나시는 성모님의 모습을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엘리사벳의 인사말을 들으시고, 벅찬 기쁨으로 마니피캇을 노래하십니다.
이 마니피캇 안에는 비천한 종을 굽어보시어 불러주신데 대한 감사,
하느님을 향한 열정,그리고 희망찬 미래의 시간들이 가장 완전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매일 우리가 저녁 기도 때에 부르게 되는 이 마니피캇은 바로 우리의 노래,
하느님을 향한 나의 찬미가 되어야합니다.
수녀님들께서 서원하신 청빈과 정결과 순명의 복음적인 삶은 마니피캇을 우리의 노래,
나의 마니피캇으로 만들어주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한번, 수녀님들의 은경축을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수도 공동체를 위해서 교회와 세상을 위해서 한결같이 또 기쁘게 헌신해주실 것을 부탁드리며,
아울러 영육간의 건강과 행복한 수도생활을 위해서 마음 모아 기도하겠습니다.
아멘.
수도서원25주년 은경축 감사미사 중
- 이관홍(바오로)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