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진출 129주년 미사 강론중 - Fr. 이관홍(바오로)
오늘은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가 한국으로 진출한 지,
129주년이 되는 날이고,
또한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입니다.
막달레나 성녀의 축일과 함께
수녀회 한국 설립일을 함께 기념하는 것은
참으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수녀회에 대해서 공부를 좀 더해야하는데 저의 짦은 생각으로,
또, 여기저기 찾아보고 묵상해본 결과,
수녀회의 한국 진출과 막달레나 성녀의 삶에 있어서
공통점은 “첫 번째”라는 것과 “용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막달레나 성녀는 부활의 첫 증인이었습니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시간에
막달레나 성녀는 두려움이나 망설임없이
죽음의 공간인 무덤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부활의 첫 증인으로서, 사도들에게 예수님의 부활을 알립니다.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가 한국에 진출했던
1888년 전후를 살펴보면, 1886년 한불 수호 통상 조약을 맺고,
프랑스 선교사들이 활동하기 시작했고,
1888년부터는 프랑스 선교사들이 신분을 숨기기 위해서 입고 다니던
상복을 벗고, 수단을 입고 활동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해 7월 22일 네명의 수녀님들이 한국에 입국하시면서
한국땅에 수녀라는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완전하게 신앙의 자유가 주어지지 않았었고,
박해가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미지의 땅, 죽음의 땅에 4명의 수녀님들이 입국한 것은
마치 막달레나 성녀가 어둠이 가시지 않은 무덤으로
예수님을 찾아나서는 용감한 모습을 떠올립니다.
막달레나 성녀는 그 누구보다 빨리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고,
두려움에 떨던 예수님의 사도들에게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하면서 사도중의 사도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수녀님들 역시도
한국의 맏이 수녀회라고 불리면서
교회가, 그리고 사회가 요구하는 것과
세상 사람들이 간절히 필요로 하는 것에 응답하며
129년 이라는 긴 시간동안 한국 땅에 복음을 선포하셨습니다.
2016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새로운 복음화의 여정에서 막달레나 성녀의 모범을 따를 것을
강조하시면서 막달레나 성녀의 기념일을 축일로 선포하시고,
그 모범을 따라 살아갈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오늘 129번 째, 한국 설립 기념일을 맞이하는
수녀님들 역시도 한국땅을 처음을 밟고,
한국땅에 수녀님들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리셨던
선배 수녀님들의 삶을 생각하면서
용기 있게, 늘 첫마음으로 새롭게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새 복음화의 여정을 걸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멘.